[ 아름답지 않은가! 피빛의 영롱함이. . . . ]
싸늘한 음성이 머리뒤꼭지로 부터 들리자 애리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돌아
보았다. 알수없는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처음 보는 사내였다.
[ 누. . . 누구.세요. . . ]
[ 그게 누구 귀일 것 같나? ]
자신을 밝히지 않은 채 사내는 엉뚱한 질문을 늘어 놓았다.
[ 당신 누구냐니까! 여길 어떻게 들어왔지? ]
[ 딸아이 이름이 경미가 맞는가 ]
[ ? . . . .당신이 경미를 어떻게 알지요, 경미는 지금 어딨어요! ]
[ 호~오 딸아이 이름이 나오니까 쓸데없는 질문이 그치는군 ]
[ 내가 소리를 지르면 당신은 죽어! 밖에 보디가드가 있어 빨리 당신이
누군지 맣하는게 좋을 거야 ]
[ 호~ 또다시 어리석은 질문을 하는군, 내가 누구인지가 그렇게 중요하나
? 난 나일 뿐이야 당신은 나를 처음 보았겠지? 난 당신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데 말야. ]
[ . . . . . . . . ]
애리는 망설여 졌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으나 사내의 태도가 너무도 침착
했다. 그의 당당한 태도와 뭔가가 있어 보이는듯한 모습에 두근거리는 가
슴을 진정시키고 사내를 쳐다보았다.
[ 미경의 소식이 궁금하지 않은가? 외박을 했는데도 말이야 그것도 이틀
이 지나가는 시점에서도 말야 . . . . ]
[ 이. . 이봐요, 미경이는 지금 어딨어요 ]
[ 음. . . 아직까진 건강을 유지하며 잘 있지, 언제까지인지는 모르겠지
만 ]
[ 다. . 당신이 미경일? ]
사내는 미소만 지을 뿐 그녀의 궁금증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다.
[ 이. . . 이봐요! 원하는 게 뭐에요, 돈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
어요 ]
애리는 사내의 눈빛이 변해 감을 느꼈다. 마치 용광로의 뜨거움을 느낄
만큼 강한 빛을 띄웠다. 미소 짓던 모습이 사라지며 싸늘하게 바뀐 모습
으로 다가서는 그에게서 공포를 느낀 애리는 거리를 유지하려고 뒷걸음질
쳤다.
[ 왜. . . 그래요. . . 이보세요 ]
공포로 인해 얼어붙은 몸은 사내의 손에 의해 결박됐다. 사내는 애리의
목을 큼직한 손으로 잡아 목 조이며 말했다.
[ 딸년도 나한테 그러더군, 돈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다고? 내가
그렇게 없어 보이나? ]
말을 하며 목을 조이는 힘이 조금씩 강해졌다. 애리는 버둥거리며 손으로
자신의 목을 조이는 힘을 풀어보려 했으나 헛 수고였다.
[ 켁! 켁!. . . 으 . . . ]
민우는 거의 실신할 만큼 돼어서야 그녀를 풀어줬다.
[ 욱~~ 욱~~~ 욱! . . . ]
한참을 숨을 못 쉬어서인지 그녀는 쪼그리고 앉아 헛 구역질을 해 댔다.
[ 아! 내 소개가 늦었군 난 오.민.우.라고 하지 당신한데는 저승사자일지
도 모르겠지만 이름정도는 알아두는게 좋을 거야 ]
[ 당신이 누구던 간에 나랑 무슨 상관이 있죠? 도대체 왜 이러는 거에요]
[ 상관? 무슨 상관이 있냐구? ]
애리는 그의 눈빛이 다시 싸늘해지자 지레 겁을 집어먹고는 공처럼 몸을
움츠렸다.
민우는 허리춤에서 단도를 꺼내 몸을 움츠리며 덜덜 떨고있는 애리의 곁
으로 다가가 칼끝으로 브라우스의 첫번째 단추를 때어냈다. 탁! 따르르~~
~ 단추는 그녀의 옷에서 떨어져 바닥에서 한참이나 전율했다. 애리는 겁
에 질려 꼼작도 않은 채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다시금 하나 하나 느린
손짓으로 단추를 때어내자 그녀의 박속 같은 속살이 드러났다.
[ 제. . 제발 살려 주세요 ]
[ . . . . . ]
애리의 간절한 말을 무시하는 듯 사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차가운 단도
의 끝부분이 브라자의 어깨 선으로 들어와 끈을 끊어버렸다. 한쪽 젖가슴
이 출렁이며 보여지자 애리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남이 부끄러워 손으로
감쌌지만 한 손으로 막기엔 너무 컸다.
[ 부끄러운가 ]
음정 없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등골에 써늘한 감각을 느꼈다. 이미 그의
손놀림은 남은 브라자의 끈을 모두 끊어버렸다. 치마의 고리마저 끊어버
린 그는 어깨를 감싸 안으며 들어올렸다. 주르륵 치마가 아래로 흘러내려
두발을 토시처럼 감쌌다.
[ 좋은 몸매야, ]
민우의 손이 팬티의 뒷선을 침입해 엉덩이를 감싸며 힘을 주었다.
[ 아~ ~~ ]
고통 때문인지 흥분때문인지 모를 비음이 공포로 인해 바싹 마른 입술 사
이로 흘러 나왔다. 민우는 팬티를 잡아 거칠게 뜯어냈다. 쭉~ 하는 천 찢
어지는 소리와 함께 한뼘밖에 되지 않는 팬티는 그녀의 몸으로부터 분리
되었다.
[ 읍! 으. . 으읍 ]
돌발적인 입맞춤 이었다. 너무도 강한 흡입력에 혀가 짤려 나갈 것만 같
았다. 그의 손은 어느새 엉덩이로부터 떨어져 젖가슴을 움켜 쥐었고 한
손은 목덜미를 감싸 안아 자신으로부터 떨어지지 못하게 했다. 그의 거친
행위로 인해 오르가즘과는 다른 후끈함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연속적
인 그의 행위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다채로웠다.
[ 좋은가? ]
순간 애리는 그의 목소리에서 정신을 차리고 힘껏 그를 밀쳤다. 알지도
못하는 사내에게 당하며 흥분을 느꼈다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서 한 행
위였지만 그는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 그래! 여자는 어느 정도 반항을 해야 제 맛이 나지 . . . ]
민우는 억양 없는 말투로 내뱉고는 애리를 쇼파에 기대게 했다. 장신구
모냥 바르르 떨고있는 젖꼭지를 이빨 사이로 끼어 넣고는 약간의 힘을 주
어 물었다.
[ 아~~~ 아파! ]
민우는 고통의 소리를 들으며 가슴으로부터 벗어나 복부로 입술을 향했
다. 움푹 파인 배꼽에서 혀끝으로 할짝이며 애무를 하자 그녀는 움찔거리
며 민우의 머리를 잡았다. 아마도 조금씩 적응해 가는 모양이었다. 그 상
태 그대로 민우는 그녀의 숲을 향해 나아갔다.
순간 애리는 한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동민과 섹스를 하고 아직 뒷처리를
하지 못한게. . . . 자신의 음부엔 그의 정액이 고여 있을텐데라는 생각
이 미치자 그를 만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저. . . . 저..기요 ]
조그만 목소리로 사내를 불러 보았지만 듣지를 못했는지 자신의 말을 무
시하려는 처사였는지 그의 행동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 헉! 아~~~ 안돼요. . . 으음! ]
애리의 허리는 활처럼 휘었다. 그가 자신의 크리토리스를 이빨로 가볍게
물었기 때문이었다. 이젠 될데로 되라는 심정으로 밀려오는 격정에 몸을
맡겼다.
그녀의 음문의 돌기를 가볍게 물고 혀를 세워 아래로 향해 밀림을 지나
동굴의 입구를 애무하다 안쪽으로 살며시 혀를 밀어 넣었다. 질펀한 그녀
의 동굴에서는 애액으로 가득차 있었다. 조금은 많은 양이라고 생각 들었
으나 개의치 않고 더욱더 깊숙이 혀를 밀어 넣었다. 순간 동굴 안쪽 내부
에서 애액과는 조금은 다른 무언가가 흘러 나왔다. 후각으로 밀려오는 냄
새는 분명 남자의 정액냄새와 동일했다. 민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
봤다.
[ 호오~~ 섹스를 하고 오는 중이었나? ]
[ . . . . ]
애리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눈초리는 탕녀를 바라보는 눈빛이었
다. 심한 모멸감과 함께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 남편이 외국을 나간 사이에 정부와 섹스를 한다.. . . 물론 김사장 모
르게 하는 짓이겠지? ]
[ 아. . 아니에요 ]
[ 뭐가 말인가? 섹스를 한게! 아니면 김사장이 모르는게! ]
민우는 애리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복수를 하기위한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기에 그녀의 행실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않기로 했
기 때문이었다. 민우는 자신의 커질대로 커진 성기를 그녀의 동굴에 깊숙
이 밀어 넣었다. 헉! 하는 헛바람 소리를 일으키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리드미컬하게 허리를 움직여 나갔다. 바르르 떠는 모습에서 색기를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그녀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아~~~ 아앙~~ 아~~으음~~~ ]
전율하는 그녀의 음부가 한순간 강하게 조여오며 따스한 한줄기 애액을
내뿜고 있었다. 민우는 갑작스레 밀려오는 쾌감에 성기를 빼내 그녀의 입
에 쳐 넣었다.
[ 으읍 . . . ]
쾌감에 젖어 있던 그녀는 민우의 돌발적인 행위에 잠시 놀라는 듯 했으나
혀의 기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탁월한 솜씨였다. 체 1분이 걸리지 않은
시간에 성기를 절정으로 끌어 올렸다. 봇물 터지듯 나오는 세찬 정액의
흐름을 그녀는 고스란히 맞이했다.
[ 삼켜! ]
다시금 싸늘한 표정이 되어버린 민우의 입에선 다분히 명령조인 말을 내
뱉었다. 위로 눈을 치켜 떠 민우의 표정을 바라보며 머금고 있던 애액을
목젖을 쿨럭이며 삼키기 시작했다. 그건 알 수 없는 공포 때문 이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옷 매무새를 고치는 민우를 바라보는 애리의 입가엔
투명해진 정액 한줄기가 흘러 내리고 있었다.
[ 이젠 상관이 있나? 자! 그럼 다시 시작하지 당신의 행동 여하에 따라
미경의 미래를 정할 수 있지 만약 거부할 시에는 그녀의 목숨은.... ]
[ 이봐요 딸아이를 살려 주세요 하라는 대로 할께요 ]
[ 그 말 진심인가? ]
[ 네 ]
진실하게 보이려는 듯 애처로움 마저 띄는 눈빛으로 민우를 바라봤다.
[ 이번에 거여동에 창고를 하나 얻었다는 정보를 얻었지 장소를 알려 줄
수 있나? ]
[ 창고요? 알. . 알고 있어요 ]
[ 안내할 수 있겠나 ]
[ 네, 할. .할께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일본에서의 거래!
방안엔 온통 꽃으로 장식이 되어 그 향이 진동을 했다. 전통적인 다다미
식 일본 방에는 커다란 교자상이 놓여 있었다. 그 교자상을 마주보고 검
은 양복을 입은 두 사내는 허리를 꼿꼿이 세운 체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
다. 입구엔 몇몇의 사내들이 단정한 자세로 무릎을 꿇은 체 자리잡고 있
었다.
[ 먼 길 오시느라고 수고했소 ]
[ 원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
검정색 정장을 입은 두 사람의 대화는 친밀했지만 자세히 보면 둘 사이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서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아이들은 부르지요 ]
[ 아! 죄송합니다. 얘들아! ]
뒤쪽에 자리잡은 건장한 체구의 사내들은 김사장의 고개 짓에 허리를 90
도 각도로 굽히곤 소리없이 자리를 벗어났다.
[ 자! 한잔 받으시지요 ]
[ 감사합니다.]
조그만 옥빛잔에 가득 술을 담은 둘은 말없이 잔을 비우곤 안주를 집었
다.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교자상 가득 장식하고 있는 안주는 사람의
몸 위에 놓여져 있었던 것이었다. 사내가 안주를 집기 위해 몸을 건드리
자 미미하게 꿈틀거렸다. 하지만 사내는 개의치 않고 다시금 술잔을 채우
며 말을 이어갔다.
[ 이번 거래는 위쪽에서 특히 신경을 쓰시는 겁니다. ]
[ 그렇다면, 다이아? ]
[ 아닙니다. ]
[ 그럼 . . . ]
[ 지금 일본 시장은 침체되어 있습니다. 해서 공급과 수요가 완급조절을
하지 못하는 상태지요 아시아 권에서는 한국이 가장 큰 시장입니다.]
[ 그렇다면. 마약? ]
[ 김사장께서 들여가신다면 판매처까지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우리들
의 점조직이 그 동안 시장확보에 수년간 힘써왔었습니다. 저희는 상장기
업체인 김사장님의 회사와 손을 잡고 싶습니다. 물론 다른 공급처도 있으
나 이번 건은 대량성을 띄기 때문에 . . . . ]
[ 그렇다면 얼마나. . . ]
[ 일차 선적만 700억 엔 정도 입니다. ]
[ 칠. . 칠백억 엔? ]
[ 물론 이차분 부터는 더욱 액수가 커질 겁니다. 더군다나 제가 얘기하는
금액은 도매가 이니 만큼 소매가로 따지면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겁
니다. ]
김사장은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아무리 마약이라곤 하지만 한국에
서 그만한 소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상대는 그런 의문을 알아
차리기라도 한 듯 말을 이었다.
[ 한국에서의 소비는 일부입니다. 나머지는 저의 점조직에 의해 분산되어
러시아 중국 홍콩등지로 보내질 겁니다. 이미 주문량을 확보해 놓았기 때
문에 김사장님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 그럼, 제 지분은 얼마나 생각해 주실 겁니까 ]
[ 통상적인 거래가 3%이지만 그 동안의 정리를 생각해 그 두배를 생각하
고 있습니다. ]
김사장은 그의 제시 금액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말하는 금액은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이기 때문이었다.
[ 김사장님 이번엔 어떻게 들여가실 겁니까 워낙에 신경 써야 될 물건이
라. . . . ]
[ 하! 하! 절 믿으십시요 ]
[ 알겠습니다. 양은 적으나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잘 하셔야 할겁니다.
보스께서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는다고 하셨으니까요 ]
순간 김사장은 그가 얘기하는 보스를 떠올려 봤다. 바늘조차 들어가지 않
을 만큼 강인한 인상을 주는 사내였다. 그는 손님을 맞이할 때 자신의 가
옥에 마련되어 있는 욕조에서 술잔을 띄우며 얘기를 나누는 습성이 있었
다. 언젠가 다이아 원석 거래를 위해 그를 찾아갔을 때 가운을 벗은 몸매
에서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가슴 정가운데는 용의 머리가 커다랗게 자
리잡고 온몸을 휘감은 몸통은 허리를 비롯해 허벅지까지 감고 있었다.
대체로 문신을 하는 자 치고 안쪽허벅지 살에는 하지 않는다. 그건 사람
의 안쪽 허벅지 살에는 굵은 정동맥이 자리잡고 있고 살이 연약하기 때문
에 강인한 체력과 정신이 뒷바침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만한 문신기술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겠지만 . . . .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 . ]
자리에서 일어난 두 사람은 미소를 띄운 체 악수를 나눴다. 긴장감 때문
인지 김사장의 손바닥은 축축히 젖어 있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바로 여기에요 ]
떨리는 목소리로 애리는 말했다. 보디가드를 따돌리고 오느라 조금은 지
체 했지만 성능 좋은 그녀의 승용차 덕분에 많은 시간을 들이진 않았다.
[ 꽤 크군! ]
커다란 문을 양쪽으로 밀어 젖히자 쾌쾌한 창고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렀
다. 칠흑 같은 어둠에서 스위치를 더듬거리며 찾아 올리자 나이트의 조명
처럼 깜박이던 형광등들이 하나 둘 어둠을 밝혀 나갔다.
[ 음. . . . ]
사방엔 온통 포장된 박스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한쪽 벽면엔 두대의 지
게차가 앞발을 들은 채 자리잡고 있었다. 민우는 지게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새거여서인지 시원한 엔진소리와 함께 움직여갔다. 곧바로 박스
하나를 집어 바닥에 내려놨다.
박스를 풀자 알 수 없는 통조림이 가득했다. 민우는 통조림을 들어 흔들
어 봤다. 액체의 출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조그만 결정체가 달그락 거리
며 좁은 그 안을 움직이고 이고 있었다.
[ 이건 뭐지? ]
[ 다이아에요 ]
[ 다이아? ]
[ 네, 하지만 값어치는 못해요 아직 가공을 마치지 못한 불완전 상품이기
때문 이에요 ]
[ 원석이란 말인가? 어떻게 이렇게 쉽게 들여올 수가 있지? ]
[ 정부의 지원 때문 이에요 고위 공직자는 물론 세관까지 장악하고 있구
요 ]
민우는 그의 행동반경에 조금은 놀랐다. 어느새 그는 최고의 위치에 올라
서 있었다. 일개 무역회사의 사장이 아니라 경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거물로 변해 있었다.
[ 이젠 미경일 만날 수 있는 거죠? ]
[ 그건 명령인가 부탁인가 ]
[ 이. . 이러지 마세요 ]
갑작스레 젖가슴을 움켜쥐는 민우의 손을 잡으며 고통에 젖어 말했다. 우
악스러운 아귀의 힘은 싸한 아픔을 동반했다.
[ 내가 아직까지 자네를 살려두는 이유는 김사장이 보는 앞에서 복수를
하기 위해서지 네가 이뻐서가 아니야 김사장이 돌아오면 내가 미경일 납
치했고 그의 보디가드는 한쪽 귀를 짤린채 살기위해서 몸부림 친다고 전
해라 그리고 나에 대해서 꼭 물어봐 오.민.우를 아느냐고 . . . 흐.흐.
흐. 하! 하. 하 . . . . . ]
통증 때문에 젖가슴을 연신 문지르며 문밖으로 사라지는 민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미경의 두 눈엔 이슬이 맺혀졌다. 아픔때문인지 슬픔때문인지
모를....
* * * * * * * * * * * * * * * * * * * * * * *
섹스는 안돼요, 자위를 해드릴께요.
[ 누구세요? ]
문이 열리고 맑고 까만 눈을 동그랗게 띤 한 소녀가 민우를 맞이했다.
[ 한나구나! ]
[ 아저씨! 헤! 헤! 손에 든 건 뭐에요? ]
피자헛에서 제일큰놈으로 골라 사가지고 오는 길이었다. 피자 특유의 포
장때문인지 냄새 때문인지 한나는 코를 벌렁거리며 활짝 웃었다. 그녀의
귀여운 표정 때문에 민우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한껏 웃었다.
[ 오셨어요? 어머 이건 뭐예요? ]
은희는 민우가 등뒤로부터 손을 내밀어 꽃다발을 전하자 놀라운 듯 장미
꽃과 민우를 한번씩 바라보며 감격의 표정으로 꽃을 받아들였다.
[ 한나만 선물하면 화나실것 같아서 은희씨 선물도 하나 준비했습니다. ]
[ 너. . 너무 이뻐요 ]
꽃을 들어 냄새를 맡아보는 그녀의 행복한 표정에서 민우는 또다시 재희
를 떠올렸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이는 순간 한나가 팔을 잡아 이
끌었다.
[ 뭐해요? 빨리 들어가서 먹자구요~~~ ]
장난스럽게 말을 한 한나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민우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은희와 한나와 마치 가족처럼 모여 앉아 피자를 나누어 먹었다. 행
복하고 편안한 가족의 모습에 목이 메어 왔으나 두 눈에 힘을 주며 간신
히 참고 또 참았다. . . . .
[ 어? 아저씨 울어? ]
[ 아. . . 아니. . . 저 배가 부르군요 전 이만 쉬어야 겠습니다. ]
민우는 글썽이는 눈물을 보이기 싫어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방으로 들
어와 옷을 갈아 입고는 담배를 물었다. 자꾸만 재희의 생각이 났다. 행복
했던 시절이었다. 착하디 착한 그녀가 자신 때문에 몹쓸 일만 겪다가 허
무히 세상을 등진게 무엇보다도 가슴 아팠다. 자신만 아니었더라도 그녀
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며 곱게 곱게 살았을 텐데 . . .
[ 똑! 똑! ]
[ 누. . 누구세요 ]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며 목메인 목소리로 말했다.
[ 저 은희에요 잠시 들어가도 될까요? ]
[ 아네, 들어오세요 ]
문으로 들어선 그녀의 손에는 술과 몇가지 안주와 그라스를 담은 쟁반을
들고 있었다.
[ 무슨 속상한 일이라도 있는 것 같아서 술이라도 한잔 대접해 드릴려고
요 괜찮겠어요? ]
[ 네 좋습니다. 그렇잖아도 한잔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죠.]
민우는 은희와 마주앉아 연거푸 두어잔을 마셨다. 목메인 가슴이 시원하
게 뚫리며 좋은 기분에 젖어 들었다. 그건 어쩌면 은희에게서 재희를 느
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 사모님을 무척 사랑하셨나 봐요 ]
[ 네, 제 첫사랑이었습니다. ]
[ 미인이셨나요? ]
민우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않고 미소를 띄우며 은희를 가만히 쳐
다보았다. 은희는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체 얼굴을 빤히 쳐다보자
갑자기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 아이!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
[ 아닙니다. 너무도 닮아서요 마치 쌍둥이처럼 . . . ]
[ 어머! 사모님이 저랑요? 정말 이에요? ]
[ 네, 처음 뵈었을 때 그 사람과 너무나도 닮은 은희씨 모습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
[ 그럼 미인 이셨겠네요 호! 호! 호! ]
[ 물론이지요 하! 하! 하! ]
그녀의 농담으로 인해 두 사람은 소리 높여 웃었다.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 돌아가자 그녀의 눈과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빨
갛게 변해갔다. 더불어 그녀의 말은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의
미 심장하게. . . .
[ 그럼 10년 동안 부인만 생각하며 살아오신 거에요? 여자친구도 없이? ]
[ 뭐 제가 얼굴이 잘났나요 그렇다고 재산가도 아니고 쩝! 그렇게 살아가
는 거죠 ]
[ 어쩜! 호! 호! 그럼. . . . 한번도 없었어요? ]
그녀는 눈을 흘기며 민우를 바라보고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민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그 말뜻을 알게 됐다. 알수없는 야릇한 감정에
아랫도리가 묵직해져 옴을 느꼈다.
[ 워낙 이 재주가 없어서요 허! 허! ]
[ 정말. . 이에요? 그냥 참는 거에요? ]
[ 남자는 여자가 없어도 해결하는 방법이 한가지 있거든요, 뭐 이럭저럭
혼자서 해결해 나가는 거죠 뭐 ]
[ 혼자서요? 우리 그인 그런 말 없던데. . . ]
민우는 은희의 중얼거림에 미소를 띄었다. 무척이나 순진한 구석이 있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부부사이에 자위행위도 이야기 하는건줄 아는
모양이었다.
순간 민우는 짖궂은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 때문인지 호흡이 조금은 거칠
어져 있었다.
[ 은희씬 그럼 안 하시나요? ]
[ 네? 아이~~ 여자가 무슨. . . . ]
[ 왜요 여자들도 한다고 하던데 친구들하고 그런 얘기 해본적 없어요? ]
[ 호! 호! 왜요 여자들 만나면 하는 얘기가 음담패설인걸요, 아래층에 사
는 제 친구는 글쎄요 . . . ]
(아래층? 아! 그 글래머)
[ 어디선가 구했는지 글쎄 남편이 영 신통치 않다고 그거를 구해 왔더라
고요 ]
[ 그거라니요? ]
[ 아이~ 있잖아요 남자거하고 똑같이 생긴 거 말에요 ]
[ 아! 그거요 ]
아마도 딜도를 얘기하는 것 같았다.
[ 친구남편이 허리디스크 라서 그런지 그거를 할 때 꽤 애를 먹나봐요 그
래서 바람은 피울 수 없고 대용품으로 대리만족을 얻는가 봐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이런 말 한다고 절 이상하게 생각치 마세요 알았죠? ]
그녀는 자신이 얘기하고도 부끄러운지 민우를 흘낏 쳐다보고는 곧바로 술
잔을 입에 갖다 댔다.
[ 친구분 어떻게 보면 안됐고 어떻게 보면 부럽고 그러네요. . . . ]
[ 네? 뭐가 부러워요? ]
[ 그래도 대용품이라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남자는 그런 게 없잖아요 ]
민우는 그녀의 반응을 볼 양 애처로운 표정으로 얘기하며 그녀를 바라봤
다.
[ 그렇게 얘기 하니까 정말 그러네요 . . . . ]
그녀는 말꼬리를 흐리며 민우를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민우는
자신이 그녀를 너무 골려 먹는다는 생각에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화제
를 바꾸려는 순간 그녀의 입에선 너무도 뜻밖의 소리가 나왔다.
[ 저. . .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섹스를 해드릴순 없지만 손이라도 괜찮
다면 해드릴 용의가 있는데. . . . ]
그녀는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부끄러운 말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모르지
만...
[ 정. . .정말 입니까? ]
그녀는 붉게 타는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 민우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
였다. 민우는 당황스러웠다. 이 난관을 벗어나야 된다는 이성적 판단과
이순간을 즐기고 싶다는 욕망의 감각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두
근거리는 가슴으로 인해 호흡이 가빠왔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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